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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5년 7월 1일
출판사 홀린
175x240mm, 186p, 무선제본
ISBN 979-11-989040-6-5
정원(庭園)을 넘어
정원(情園) 도시로 가는 길
집 앞의 즐비한 화분들, 상추와 고추를 심어둔 크지 않은 도시 텃밭. 화려하지 않지만 친숙한 소풍경 속에 사람들의 이야기기 이어진다. 소박한 정원이지만 우리의 정서와 맞닿아 있고, 그 속의 사람들은 자부심이 있고 더없이 행복하다. 안동호 사진가는 서울에서 충주로 온 지 8년 되었다. 충주를 중심으로 도시의 변화를 기록하는 아카이브 작업을 하고 있다. 사라져 가는 도시 흔적들을 기록하며, 충주라는 도시를 깊숙이 보고 사유하며, 그 곳의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다. 이방인인 작가가 지역에 정착하게 된 방식이다. 작가는 최근 발표를 마친 <문화동사람들>, <용산주공> 이후 새로운 기록 대상을 탐색하던 중 충주의 연수동에 위치한 ‘연원뜰’이라는 정원과 마주한다. ‘연원뜰’은 작고 아담한 한평정원이다. 마을의 버려진 자투리 땅에 아이들과 주민이 함께 꽃을 심어 가꾼 정원이자 사랑방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정원에 대한 열기는 매우 뜨겁다. 정원이 전 국민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되며 지역의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소멸해 가는 지방 도시들의 대안으로 경쟁하듯 정원도시를 선언하고 있다. 현재 국가에서 지원하고 운영하는 국가정원은 전남의 순천만 정원과 울산의 태화강 정원 두 곳이다. 대통령 국정과제 중 하나로 중부권 국가정원 조성 추진이 언급되고 가시화되며, 충주 역시 정원에 대한 관심이 가열되어 있다. 남부권에 집중된 국가 정원을 국가의 균형발전을 기대하며, 충주 탄금호 일대를 중심으로 중부권에도 조성하겠다는 발표 이후 충주 도시 곳곳에 정원이 생겨나고 있다.
연수동에도 18개의 정원이 탄생했다. 공간과 실정에 맞춰 모양도 이름도 제각각이다. 가꾸는 사람들 마음대로 자유롭게 하나둘 생겨났다. 투박하고 소박하지만 사람들의 정은 크고 넘친다. 식물을 가꾸는 것은 꽤나 많은 정성이 깃든 일이다. 애써 길러낸 화초와 채소는 이웃과 함께 나누며 인정을 느낀다. 쓰레기로 골머리 아팠던 땅을 꽃이 피어나는 땅으로 바꾸는 마법같은 손길은 자부심이 된다.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대문 앞, 마당 앞, 담장, 골목길, 자투리땅에 만들어진 개개의 정원은 주민들의 일상이자 삶이 되고, 마을을 잇는 문화의 화수분이 된다. 퇴색하는 원도심의 마을을 가꾸는 움직임으로, 마을의 자랑거리이자, 그들을 정주(定住)하게 하는 정원이다. 작가는 물리적 공간으로써의 정원의 기록과 그곳과 관계 맺는 사람, 흔적의 기록으로 시선을 교차하며 그가 정주하고 싶은 도시 충주를 따뜻한 시선으로 드러낸다.
가꾸지 않으면 퇴화하고, 결국 소멸한다. 그의 이야기가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방인으로서 도시에 대한 끊임없는 실천적 탐구와 관심이 진정으로 소통하게 하는 힘이 되고, 그만의 시각으로 담담하게 도시를 기록하는 작가의 시선에서 도시와 그곳 사람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관객에게 주변에 펼쳐져 있는 작은 이야기와 가치들에게 관심 가져보라고 인도한다.